재산분할 [경향의 눈]내란 그 후 1년, 지금 민심이 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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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민종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5-11-28 08:46본문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의 몇년 전 폭로가 떠올랐다. 윤석열은 검찰총장이던 2020년 3월19일 대검 회식 자리에서 ‘육사에 갔으면 쿠데타를 했을 것이다’ ‘쿠데타는 검찰로 치자면 부장검사인 당시 김종필 같은 중령급이 한 것’ ‘내가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사람들 삶의 터전인 이 나라를 제 영웅활극 무대쯤으로 여기는 그의 일그러진 공직관과 독재적 기질이 만악의 근원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정치를 해서는, 더더욱이나 대통령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되는 사람이었다.
윤석열이 계엄 선포 2년여 전부터 비상대권을 흉중에 품었다는 사실 못지않게 놀라운 건 그 얘기를 처음 꺼낸 자리다. 윤석열은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을 하면서 그 말을 했다. 거기에 동석한 사람들은 윤석열의 위험한 생각을 일찌감치 알았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막으려 들지 않았다. 도리어 심기경호에 안달하며 윤석열이 폭주하도록 고속도로를 깔아주었다. 내란을 방조한 것이다. 그 흐름이 비상계엄 해제요구안 표결 불참, 윤석열 탄핵 반대를 거쳐 ‘윤어게인’ 친화적인 장동혁 대표 체제로 이어졌다.
장동혁은 ‘집토끼, 산토끼’ 전략을 생각하는 것 같다. 윤석열을 지지하는 극우세력을 먼저 잡아놓고 내년 지방선거 전에 중도로 확장한다는 얘기일 것이다. 어리석기 그지없는 발상이다. 헌정질서·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이들을 집토끼로 여기는 것 자체가 체제에 깊숙이 터를 잡은 주류 보수정당의 자기부정이다. 거기에는 시대의 대세를 읽는 통찰도, 역사를 보는 안목도 없다. 정치전략은 사회적 합의의 최저선을 허물지 않는 선에서 구사하는 법이다. 사회적으로 합의된 최소 규칙을 지키면서 집토끼·산토끼도 잡고, 타깃의 우선순위도 정하는 것이다. 내란·외환이 무엇인가. 그 규칙을 무너뜨리고 국민 생명을 정치도박의 판돈으로 쓰려 한 것이다. 그걸 옹호하는 건 제 우물에 침 뱉는 짓이나 다름없다. 국민의힘의 지금 행태가 그렇다.
요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대에 갇혀 있다. 국민 열에 일곱, 여덟은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다. 이 비율이 내란 반대, 윤석열 탄핵 찬성 비율과 엇비슷한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이 당 지지율은 부동산 등 여권 악재 이슈가 커지거나 여당의 거칠고 오만한 모습이 도드라질 때 잠시 반등하다 이내 제자리로 돌아간다. 여론의 기본 축이 여전히 내란 찬반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진보·중도·보수를 떠나 상식을 가진 국민 다수는 내란 옹호를 정치적 선택지에서 이미 배제했다. 이걸 보지 못하는 낡은 정치공학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내란세력 비위를 한껏 맞추다 선거 앞두고 적당히 사과하는 시늉을 하면 민심이 돌아올 것 같은가. 그건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것이다.
일주일 뒤면 12·3 내란이 벌어진 지 1년이 된다. 내란을 막아낸 것도, 윤석열을 파면한 것도 평범한 시민들이다. 이들이 바란 것은 민주주의·헌정질서 수호, 세계 어디에 내어놔도 부끄럽지 않은 정상국가였을 것이다. 그 바람이 1년이 지난 지금 내란세력에 대한 견고한 반대 여론으로 이어진다. 그러면서도 정부·여당이 과속·과잉·오만하면 회초리 들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를 비판적으로 보면서도 검찰개혁 지지 대세는 흔들림이 없다.
가까이서 보면 구불구불하고 울퉁불퉁한 길도 멀찍이서 보면 뻗은 방향이 한눈에 들어온다. 내란 극복도 마찬가지다. 때로 옆길로 새고, 더디고, 목적과 수단이 전도된 것 같고, 소음도 크지만 큰 줄기는 잡혀 있다. 그렇게 가도록 균형을 잡는 것도 평범한 시민들이다. 궤도에서 이탈할라치면 여지없이 여론의 경고등을 켜는 이들의 집합지성이 내란 극복 도정의 가드레일 역할을 하고 있다.
루쉰은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한 사람이 먼저 가고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 길을 지금 시민들이 내고 있다. 어수선하고 불확실한 시대지만, 그래도 이들의 존재로 인해 우리는 아직 희망과 낙관을 말할 수 있다.
KIA가 박찬호의 자유계약선수(FA) 보상선수로 두산의 19세 신인 투수 홍민규를 지명했다.
KIA는 두산으로 이적한 박찬호의 FA 보상선수로 26일 홍민규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야탑고 출신인 홍민규는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26순위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했다. 2월 두산의 호주 스프링캠프 당시부터 호평받았다. 올 시즌은 2차례 선발을 포함해 20경기에 나서 33.1이닝 동안 평균자책 4.59에 2승1패1세이브를 기록했다.
KIA는 박찬호 이탈로 유격수 빈자리가 크고, 불펜진 또한 올 시즌 내내 허술함을 드러냈다. 보상선수 지명 기회를 통해 즉시전력감을 영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성장 가능성이 크다지만 홍민규가 당장 내년 시즌 1군에서 ‘상수’가 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의외의 선택으로 평가받는다.
두산이 KIA에 제출한 ‘20인 보호선수’ 명단에는 1군 주전급 야수들도 상당수 제외된 것으로 전해진다. KIA가 마음먹었다면 다년간 1군 경험을 쌓은 선수를 지명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KIA는 두산이 내놓은 선수 중 주전 유격수를 맡길 만한 자원은 없다고 판단했다. 현재 전력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두루 살펴 홍민규가 최선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심재학 KIA 단장은 통화에서 홍민규에 대해 “신인이지만 폼이 좋아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체인지업도 좋다”며 “장기적으로 선발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고, 불펜으로는 당장 내년 시즌에도 1군에서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민규라는 미래를 택하면서, 현재의 고민은 여전한 과제로 남았다. 당장 유격수 공백을 해결해야 한다. 내야 수비라인을 진두지휘하는 유격수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이번 지명으로, KIA는 호주 국가대표 유격수 출신 제러드 데일로 아시아쿼터 한 자리를 채울 가능성이 더 커졌다.
불펜 보강 필요성 또한 여전하다. 홍민규가 내년 1군에서 기회를 얻게 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 KIA는 불펜 자원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하지만 자원 수급이 여의치 않다. FA 시장에서 불펜 깊이를 확실하게 더해줄 자원이 썩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난 김성록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 국회의장경호대장(경감)은 1년 전 일을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했다. 그는 지난해 12·3 불법계엄 사태 때 우원식 의장을 수행하며 함께 국회 담장을 넘었다. 우 의장이 담장을 넘는 역사적인 사진도 찍었다. 이후 여러 차례 인터뷰를 사양하던 김 경감은 ‘그날 당신이 보고 겪은 장면을 기록할 필요가 있다‘는 말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불법계엄을 선포하기 전까지는 지난해 12월3일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 경감은 우 의장이 국회 김장행사,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 만찬 등을 하는 내내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우 의장은 밤 9시가 되어서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국회의장 관저에 도착했다.
다른 직원들은 퇴근하고 김 경감은 경호대 당직근무자와 함께 관저에 남았다. 다음날에 우 의장이 지방을 가야 해 김 경감도 경호동에서 자기로 했다. 김 경감은 씻고 난 뒤 잠자리에 들기 전 텔레비전을 켰다. 마침 윤 전 대통령의 담화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처음에는 가짜뉴스라고 생각했어요.” 김 경감이 부랴부랴 인터넷에도 접속해 보니 ‘계엄선포 속보’가 쏟아지고 있었다. ‘의장님께서 국회에 들어가시겠구나’ 생각한 김 경감은 다시 옷을 챙겨 입었다.
운동하던 당직자가 옷도 제대로 갈아입지 못하고 차를 몰아 국회로 향했다. 오후 10시38분쯤 관저를 출발해 약 15분 만에 국회 3문 앞에 도착했다. 평소였다면 아무 문제 없이 지날 수 있었던 문이 이미 막혀있었다. 옆의 4문도 경찰이 통제하기 시작했다.
김 경감은 ‘의장이 탄 차량이니 문을 열라’고 소리치는 대신 다른 통로를 찾았다. ‘우 의장이 계엄군의 1순위 체포 명단에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전이었지만 김 경감은 본능적으로 ‘의장의 위치가 노출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일단 여기서 내리자.” 차가 들어설 출입문을 찾을 수 없자 우 의장이 김 경감에게 말했다. 김 경감은 3문과 4문 사이 어둑한 길가에 우 의장과 함께 내렸다. 국회 담장은 그리 높지 않았지만 발을 디딜 곳이 마땅치 않았다. 가로등이 나무에 가려 주변도 너무 어두웠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게 국회 식물원 앞에 난 철문이었다. 담장보다 조금 낮은 데다가 발 디딜 곳도 있었다.
김 경감이 먼저 철문을 넘어 주변을 살폈다. 우 의장도 이어 철문을 넘었다. 김 경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느끼며 휴대전화로 그 모습을 찍었다. 김 경감이 찍은 사진은 12·3 불법계엄을 상징하는 사진 중 하나로 역사에 남았다.
김 경감은 우 의장과 함께 국회 본청으로 향했다. 그러나 어두운 길을 따라가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다시 돌아가려던 순간 식물원 옆 어린이집 담장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우선 몸을 피하고 보니 어둠 속에서 누군가 담장을 넘고 있었다.
담장을 넘은 사람은 군인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었다. 김 경감과 우 의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다시 본청으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국회 본청에 도착해보니 내부는 고요했다. 의장실로 향하는 복도는 조명이 꺼져 어두웠다. 김 경감은 “매일 수십번 지나다니는 길인데 알 수 없는 터널을 지나는 것 같았다”고 그때를 돌아봤다.
국회의장 비서관과 국회 사무처 직원이 하나둘 국회로 모여들었다. 김 경감은 혹시라도 우 의장의 위치가 경찰이나 계엄군 등에게 파악될까 걱정돼 걸려오는 전화도 받지 않았다. 창문을 열어 밖을 살펴보니 멀리서 헬리콥터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김 경감은 “그때 정말 죽을 각오를 했다”고 말했다. 마음이 약해질까 가족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 국회의장을 찾는 군인들이 밀려들어 오면 어떻게 맞설지 생각했다. “ <서울의 봄>도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로 재미있게 봤었는데, 막상 실제 그 상황이 되니까 감정이 이입되더라고요.”
다행히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너무 늦지 않게 통과됐다. 김 경감은 ‘2차 계엄’을 걱정하며 우 의장 경호 임무를 이어갔다. 이후 집으로 퇴근할 때까지 나흘이 더 걸렸다.
김 경감은 인터뷰 말미에 “그날 밤 경호대상자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계속 생각했다”며 “그때의 임무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를 완수하는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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