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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의 불편한 진실]‘줄세우기’와 ‘능력주의’는 나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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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민종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11-26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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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치러질 때마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상투적 비판을 보면 불편하기 짝이 없다. 다들 수능이 한국 교육의 핵심적인 병폐라는 지적을 쏟아낸다. 특히 진보 지식인들은 거의 하나같이 수능을 ‘줄세우기’와 ‘능력주의’의 상징으로 간주하고 비판하곤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지적은 혼란스러운 개념 사용, 그리고 대학의 학생 선발 구조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무엇보다 ‘정량평가’ ‘성적순 선발’ ‘상대평가’가 모두 다른 의미인데 이를 도매금으로 취급한다.
대학은 학업을 수행할 준비가 잘된 지원자를 선발하고자 한다. 즉 ‘적격자 선발’이 원칙이다. 그런데 적격자를 어떻게 가려내는 것이 좋을까? 가장 첫 번째로 고려하게 되는 것은 성적이다. 즉 대입시험 성적과 내신성적이 가장 중요한 자료가 된다. 성적 외에도 다양한 교과 외 요소들을 반영하는 경우가 있는데 자기소개서를 통해서다. 그런데 대입 자기소개서는 선진국 가운데 비교적 소수의 나라에서만 볼 수 있다. 해외 지원자에게는 대부분 자기소개서를 요구하지만, 자국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자기소개서가 필요한 나라는 미국, 영국, 아일랜드뿐이고, 캐나다와 싱가포르는 일부 대학에서 요구하는 정도다. 즉 전체적으로 보면 선진국의 대입 선발은 성적 중심으로 이뤄지며, 성적 이외의 요인을 반영하는 경우는 제한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진보 지식인들이 바람직한 사회 모델로 이야기하는 북유럽 국가들을 보면 하나같이 ‘성적순 선발’을 하고 있다.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가 ‘줄세우기 교육’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 중 압권은 세계 최고의 교육선진국이라고 불리는 핀란드인데, 내신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대입시험 성적만으로 지원자들을 줄세워 성적순 선발한다. 노르웨이와 덴마크는 대입시험이 없으므로 내신성적만으로 성적순 선발한다. 다만 내신성적에는 학교나 교사에 따른 편차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고등학교 최종 시험(final exam)을 외부 채점관이 채점하도록 하거나, 학교별로 비교평가를 치르게 하고 이를 이용해 내신성적을 보정하기도 한다. 스웨덴은 독특하게 ‘두 줄 세우기’를 한다. 학과별 정원의 일부는 내신성적으로, 일부는 대입시험으로 선발하는 것이다. 마치 한국의 수시 및 정시와 유사한데, 다만 서로 다른 시기에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진행한다. 스웨덴과 덴마크에서 예외적으로 의대의 경우 면접, 봉사활동, 적성시험 등 다양한 자료를 추가로 활용한다.
독일의 경우 ‘입시가 없다’는 오해를 사곤 하는데, 분명히 주정부별로 주관하는 공인시험이 존재한다. 흔히 ‘아비투어 시험’이라고 불리는 이 시험 성적을 3분의 1, 내신성적을 3분의 2 비율로 합산해 점수를 내고, 이 점수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아비투어라고 불리는 고교졸업증(학위)을 준다. 독일 내 모든 대학 학과의 60%에는 아비투어 증서만 제출하면 입학할 수 있다. 따라서 앞에서 말한 공인시험을 ‘입시가 아니다’라고 주장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나머지 40%의 학과들에는 엄연히 입학경쟁이 존재하며, 거의 아비투어 성적순으로 입학 여부가 결정된다. 즉 독일도 인기 학과에서는 ‘줄세우기’가 벌어지는 셈이다. 물론 정원의 5분의 1은 이른바 ‘대기입학’에 할애되므로 줄세우기와 다르다고 주장할 수 있다. 아비투어 자격을 가진 사람이 어떤 학과의 대기자 명단에 등록해놓으면, 몇년 뒤에든 입학시켜 공부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간호사로 일하면서 대기자로 등록해놓으면 몇년 뒤 의대 진학이 가능해지는 식이다.
‘정성평가’에 대한 교육계 믿음 과도
그래서 이것은 독일 대학의 포용성과 기회균등을 상징하는 제도처럼 알려졌다. 그런데 대기입학제의 이면에는 또 다른 진실이 숨겨져 있다. 독일에서는 재수(재시험)가 금지다. 한 번 받은 아비투어 점수는 일생 동안 변경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비교적 낮은 아비투어 점수를 받으면, 높은 점수를 요구하는 학과에는 영영 입학할 방법이 없어진다. 이에 대한 보완책 역할을 대기입학제가 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의대의 경우 2020년부터 대기입학제를 폐지했고, 대신 정원의 10%를 별도의 적성시험(수학·과학·추론) 성적만으로 선발하고 그중 일부는 농촌 지역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도록 했다.
그렇다면 왜 이 나라들에서 성적순, 혹은 성적순에 가까운 선발을 하고 있을까? 두 가지 요인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요인은 공정성 문제다. 한국에는 한때 미국처럼 성적 이외의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발하는 것이 좋다는 믿음이 널리 퍼졌었다. 하지만 우리가 모두 경험했듯이, 성적에만 ‘부모 찬스’가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비교과에도 ‘부모 찬스’가 작용한다. 오히려 성적보다 비교과가 훨씬 심할 수도 있다. 과거 호주 대학들에서 자기소개서를 요구하다가 폐지한 바 있는데, 그 이유가 ‘불공정’ 때문이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두 번째 요인은 정량평가 기준이 확립되어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는 정량평가보다 정성평가가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것이라는 믿음이 퍼져 있다. 그래서 학종이 정비되는 과정에서 자기소개서와 추천서가 폐지되고 비교과 요소가 크게 깎여나갔지만, 그와 동시에 교사들이 직접 적어주는 세특(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의 상대적 비중이 부쩍 커졌다. 정성평가의 중요도가 높아진 것이다. 그런데 위 나라들에서도 한국 못지않게 수행평가가 높은 비중으로 행해진다. 다만 그 수행평가 결과도 점수로 적는다. 심지어 과제연구수업, 즉 학생 개인별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마저 정량평가로 한다. 따라서 한국처럼 교사가 학교생활기록부에 세특을 일일이 적는 수고와 번거로움이 없다. 나는 정성평가에 대한 한국 교육계의 믿음에는 확실히 과도한 측면이 있고, 거기에는 듀이에서 비롯된 미국 진보주의 교육운동의 여운이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수능은 한국 교육에서 벌어지는 이 난리법석에 책임이 없다는 얘기인가?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수능에 물을 수 있는 것은 ‘주입식 교육’에 대한 책임이지, ‘과열경쟁 교육’에 대한 책임이 아니다. ‘주입식 교육’은 유럽 국가들처럼 객관식이 아닌 서·논술형 시험으로 바꿈으로써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과열경쟁 교육’은 수능을 없애거나 성적순 선발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극복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에서 대입경쟁이 심한 것은 대학 간 불평등, 즉 대학 간의 재정 격차 또는 그로 인한 ‘교육의 질’ 격차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에 눈감은 채 수능이나 줄세우기를 백날 욕해봤자 변죽 울리는 것에 불과하다(아울러 수능에는 상대평가에 따른 문제가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2022년 12월3일자 ‘상대평가, 어떻게 물리·경제를 죽였나’ 및 2023년 2월18일자 ‘수능 표준점수가 곧 차별이다’를 참조하기 바란다).
대학 간 협력 토대 구축이 절실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적격자 선발, 혹은 능력주의적 선발의 문제를 고려해보자. 한국의 대학에서 좁은 의미의 적격자만 선발하지는 않는다. 사회적 배려대상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회균형전형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기회균형전형의 정원을 늘리면 어떻게 될까? 과거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를 대폭 늘리는 공약을 검토한 적이 있는데, 결국 폐기할 수밖에 없었다. 기회균형전형을 더 늘리면 많은 대학에서 모집정원을 채우기가 불가능해진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적격자 선발’을 포기한다는 것은 대학들이 더 이상 서로 학생 선발을 놓고 경쟁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것은 어느 날 누가 각성하거나 선언한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프랑스가 68혁명의 여파로 1972년부터 대학평준화를 시행하면서 사립대를 모두 없애버렸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경쟁을 포기하려면 그럴 만한 ‘토대’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사립대 비율이 세계적으로 높고, 특히 인구의 절반이 몰려 있는 수도권에 국공립대 입학정원이 1만명도 안 된다. 따라서 심지어 명문 사립대마저 포용하면서 상당수 대학들의 수준을 상향평준화시키는 대담하고 야심적인 기획이 필요하다. 이와 유사한 모델은 지구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박정희의 고교평준화만이 유사한 스케일로 설계된 사례다. 그런데 지금은 독재자의 힘이 아닌 사회적 타협으로 해야 하니 더 어려운 문제가 되었다.
사립대를 경원시해온 진보 지식인들이 이런 상상력과 포용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능력주의 선발을 비판하기보다 대학 간 협력 토대의 구축이라는 새로운 과제로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글로벌 불평등과 기후위기에 함께 대응해 나가자고 밝혔다. 세계 무역·통상 질서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의 기능 회복을 주창했다. 핵심 광물의 호혜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국제적 노력을 하겠다고도 밝혔다. | 관련기사 2·3면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를 위한 공정한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정상회의 제3세션에 참석해 “핵심 광물의 보유국과 수요국이 혜택을 공유할 수 있도록 안정적이고 호혜적인 핵심 광물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핵심 광물 안보 파트너십 의장국으로서 광물 협력사업을 확대해 왔으며, 또 한·아프리카 핵심광물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에 기반한 협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희토류 공급 문제가 미·중 간 갈등 요인으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해서도 “기술의 발전이 모든 국가와 모든 이들에게 고른 기회를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G20이 ‘아프리카를 위한 AI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것을 환영한다”며 “대한민국도 모든 인류가 AI 혜택을 고루 향유하는 ‘글로벌 AI 기본사회’ 실현을 위해 국제사회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3년 뒤면 G20 출범 20년…의장직 맡는 한국 ‘막중한 책임감’
이 대통령은 전날 ‘포용적·지속 가능한 성장’을 주제로 한 제1세션에서 “WTO의 기능 회복은 우리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성장 잠재력 제고를 위해서 예측 가능한 무역 투자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격차와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3가지 해법으로 WTO를 포함한 다자무역체제 기능 회복과 개발도상국의 부채 취약성 완화, 개발 협력의 효과성 제고를 꼽았다.
이는 이번 G20 정상회의 첫날 조기 채택된 G20 남아공 정상선언에서 강조한 ‘다자주의 정신’에 적극적으로 보조를 맞춘 것으로 평가된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 개최된 G20 정상회의의 모든 공식 세션에 참여해 국제협력과 원조를 약속함으로써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지평을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개발도상국의 총칭)로 확장하며 외교 관계를 다각화했다는 의미도 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회복력 있는 세계’를 주제로 열린 제2세션에서는 한국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확정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한국 정부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기후변화 대응에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아프리카 속담처럼 비는 한 지붕에만 내리지 않는다”면서 기후·재난·식량 복합위기에서 회복력 있는 글로벌 체계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은 “실용외교의 지평을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1일 G20을 계기로 열린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서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간 에이즈·결핵·말라리아 등 3대 감염병 퇴치를 위한 글로벌펀드에 1억달러를 기여하겠다는 발표도 했다. 한국은 G20 정상회의 출범 20년을 맞는 2028년 의장국을 맡아 회의를 개최한다.
“지역을 살린다, 반드시 강진을 살린다.” 지난 2년 가까이 나를 버티게 해준 말이다.
처음 ‘강진 반값여행’을 시작했을 땐 걱정이 많았다. 선례가 없으니 홍보부터 홈페이지, 민원까지 전부 챙겨야 했다. 제일 힘들었던 건 사람들이 강진을 잘 모른다는 것이었다. 홍보를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했다. 자기 전에도 휴대전화를 켜 ‘강진 반값여행’을 검색했고, 후기가 없으면 직접 쓰고 SNS에도 글을 올렸다. 과장님, 팀장님, 동료들과 전국을 뛰어다니며 강진을 알렸다.
관광객이 강진에서 소비하고 그 절반을 강진사랑상품권으로 돌려받아 지역에서 다시 쓰는 반값여행은, 단순한 관광 지원이 아니라 지역경제를 살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믿었다. 속으로는 “이건 국가가 해야 한다”는 생각도 했다. 전라도 말로 ‘쎄가 빠지게’ 고생한 덕분인지, 작년 여름부터 조금씩 반응이 보이더니 올해는 신청이 하루에도 수백건씩 몰렸다. 더 신나게 뛰었다.
전국 지자체에서 벤치마킹 문의가 이어질 때는 뿌듯했다. 같은 공무원으로서 “우리 사례를 잘 알려줘야지” 하는 마음도 컸다. 작년에 과장스럽게 썼던 “대한민국을 들썩이는 강진 반값여행”이라는 말이 현실이 된 것도 놀라웠다. 무엇보다 군민들이 “매출이 올랐다” “장사가 잘된다”고 말해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
그리고 우리가 간절히 바라던 국가 차원의 움직임이 현실이 됐다. 내년부터 ‘지역사랑 휴가지원제’가 시행된다는 기사를 처음 봤을 땐 놀라기도 했다. 작은 강진에서 시작한 정책이 국가 정책으로 확산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고, 동시에 “우리가 해낸 게 있구나” 하는 자부심이 밀려왔다. 강진이 효과를 증명한 만큼 이제는 국가가 더 큰 예산으로 밀어줬으면 한다. 우리 군은 재정자립도가 겨우 8%대다. 예산이 든든히 뒷받침된다면 강진은 지금까지의 성과보다 더 크게 해내고, 지역을 넘어 국가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을 끝까지 증명해 보이겠다.
사실 이런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성공 뒤에도 늘 따라붙은 “관광객 퍼주기 아니냐”는 오해 때문이다. 그래서 답답했지만, 나는 늘 “지원금은 결국 군민에게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이렇게 말해주셨을 때 속이 다 시원했다. 강진 반값여행을 제대로 알아주신다 싶었다. “그 동네에 와서 쓴 돈의 몇%를 지역화폐로 돌려준다고 한다. 사실 그것은 준 것이 아니다. 그 동네에서 안 쓰면 날아가는 거니까, 상당히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아직 부족한 4년차 8급 공무원이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배웠다. 월급은 많지 않아도 본분을 다한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삶이라는 것을. 반값여행 성공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다는 사실에 행복했고 공무원이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군의 간절함이 만든 기적이, 강진에서 시작된 변화가 국가의 희망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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