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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간기업 스페이스X가 자사 로켓 ‘스타십’을 군사 목적으로 병행 사용하기 위한 기술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류 최대 로켓 스타십은 본래 ‘화성행 우주 교통수단’으로 개발 중이지만, 특유의 빠른 비행 속도과 넉넉한 적재 능력을 이용해 지구 여기저기를 오가는 군용 수송기로 활용하는 방법도 고안되고 있는 것이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스타십으로 전 세계 어디에나 신속히 군사 물자를 수송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스페이스X 내부 프로젝트 ‘스타폴’ 관련 인력이 증원됐다고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전 세계에 군사력을 전개하는 미군에 군사 장비를 빠르게 옮기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분쟁 대응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초속 수㎞에 이르는 초고속으로 지구 궤도를 비행해 지구상 어디에나 신속히 도착할 수 있는 스타십 능력이 미군의 요구에 부합한다는 뜻이다. 스페이스X는 공식 자료에서 “스타십은 전 세계 어디로든 1시간이면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2017년 인터넷을 통해 스타십에 탑승하면 미국 뉴욕에서 중국 베이징까지 39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뉴욕과 베이징 거리는 약 1만1000㎞이며, 여객기를 이용하면 약 13시간이 걸린다.
스타십은 속도는 물론 적재 능력도 뛰어나다. 사람 100명과 물자 100t을 수송할 수 있다. 스타십 외에 인류가 만든 어떤 우주 비행체도 사람을 10명 이상 태우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막강한 운송 능력이다.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등은 스타십의 이런 능력이 활용될 곳으로 화성을 지목해 왔다. 우주 교통수단이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다만 스페이스X는 지난해 내놓은 공식 자료에서 미 공군을 위한 로켓 화물 수송 임무를 수행한다는 목표 역시 밝힌 적이 있다. 스타십을 이용해 29.9t 화물을 운송한다는 것이다. 스페이스X는 이 기술을 현실화하기 위해 미군에서 1억4900만달러(약 2040억원)를 지원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모두 2단부로 이뤄진 스타십은 총길이 123ｍ로, 인류가 만든 로켓 가운데 가장 거대하다. 1단부인 ‘슈퍼헤비(71ｍ)’는 지구 중력을 뿌리치기 위한 추진력을 제공한다. 2단부인 ‘스타십 우주선(52ｍ)’은 지구 밖으로 탈출한 뒤 사람과 물자를 목적지로 수송하는 역할을 맡는다.
스페이스X는 미국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발사장에서 오는 27일 오후 6시30분(한국시간 28일 오전 8시30분)에 스타십 9번째 시험발사를 시도한다. 앞서 올해 두 차례 시행된 시험발사는 동체가 공중 폭발하며 실패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