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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정구입 내란 당일 ‘정치인 체포조’ 존재 첫 인정···지귀연 재판부 “이재명·한동훈·우원식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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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민종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6-02-2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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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정구입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법원이 12·3 내란 당일 여야 주요 정치인을 구금해 국회 표결 등을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꾸려진 ‘체포조’가 존재했다고 처음으로 판단했다.
20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1234쪽 분량의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 사건 1심 판결문을 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윤 전 대통령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싹 다 잡아들이라”며 정치인 등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홍 전 차장에게 ‘정치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도 “방첩사령관 여인형은 피고인 김용현의 지시에 따라 정치인 10여명에 대한 체포 지시를 받았고, 피고인 윤석열도 이러한 지시가 있었음을 알고 있었다는 점 등에 비춰보면 정치인 등을 체포하는 방첩사를 지원하라는 취지로 위와 같은 지시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했다. 이어 홍 전 차장에게 단순히 격려 차원에서 전화를 했다는 윤 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선 “비상계엄 선포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상황에 비춰 보면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한 헌법재판소는 ‘정치인 체포를 목적으로 하는 위치 확인 시도’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체포조가 실제 꾸려졌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판단을 내놓지 않았다.
그런데 윤 전 대통령 사건의 1심 재판부는 계엄 당일 ‘정치인 체포조’가 실제 임무를 부여받고 국회로 출동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방첩사 체포조의 임무는 이재명, 한동훈, 우원식 등 국회의원 내지 정치인들을 체포하거나 체포된 사람을 인계받아 구금시설에 이송하는 등 체포활동과 관련된 것이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방첩사 수사관들이 체포조를 국회로 보낼 때 “조별로 대상자의 이름을 각각 호명하면서 명시적으로 지정한 점, 이재명이나 한동훈 등은 이미 정치인으로 상당한 인지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보면 체포조 인원들은 ‘국회로 출동하라’는 지시를 최초로 받을 때부터 대상자가 이재명, 한동훈, 우원식 등과 같은 국회의원 내지 정치인들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방첩사 체포조 인원들은 국회 출동 지시를 받고 조별로 임무 대상자를 부여받은 후 장비가 패키지화된 가방인 수사장비세트를 확인하고 전부 또는 일부 챙겨 출동했다”며 “세트 안에는 방검복, 수갑, 포승줄, 삼단봉 등이 들어있었는 바 이런 장비는 사람을 제압해 체포 활동을 하거나 이를 보조하기 위해 마련된 장비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굳이 방첩수사관들이 야간에 조를 이뤄 임무대상자를 부여받아 국회로 출동하면서 이런 장구들을 지참했다는 사실은 결국 이들이 임무 대상자를 체포·구금하는 행위에 관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볼 수 있는 강력한 정황”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체포조가 실제 정치인들을 포박하는 등 구체적인 실행까지 나아가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체포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수갑 등 장비를 챙겨 출동한 이상 그들이 체포행위의 구체적 실행행위에 나아가야만 가장 넓은 의미의 폭행·협박이 성립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방첩사 체포조와 경찰이 적극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실제로 접선해 임무 내용에 대한 회의를 하려고 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도 판단했다.
그동안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는 아무도 체포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방첩사 체포조가 차에서 내리지 않고 대기하고, 그 중 1명도 국회 경내에 들어가지 않은 건 당시 국회 인근에 몰려든 수많은 인파가 몰린 상황이었고 경찰의 국회 출입통제로 인한 것일 뿐”이라며 “피고인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소극적인 사정만으로는 가장 넓은 의미의 폭행이 부정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주간경향] 이력서에 출신학교를 적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올까.
지난해 9월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업의 채용 과정에서 구직자의 출신학교와 학력을 요구하지 않도록 제한하는 내용의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채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인 이 법률 개정안을 두고 연초 각계에서 지지를 표명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재단법인 교육의봄 등 300여개 교육·시민단체는 이 개정안을 ‘출신학교 채용 차별 방지법’이라 부른다. 이들 단체가 꾸린 출신학교 채용 차별 방지법 국민운동 측은 지난 1월 20일 국회도서관에서 법률안 개정 추진 국민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사회개혁과 교육 발전을 가로막아 선 거대한 괴수 같은 학벌주의를 정조준해 국회가 쏘는 첫 화살이 될 것”이라고 했고,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출신학교가 아닌 실력으로 평가받는 사회가 되면 공교육이 빠르게 정상화하고 사교육 과열 문제도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주무 부처 장으로서 법률 개정을 지원하겠다면서 “소년공 대통령 시대를 열었던 국민에게 드리는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5일엔 박홍근·강득구 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 15명이 참여한 추진단과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를 자문단장으로 한 시민사회 자문단(종교계·교육계·노동계 등 44명)이 출범했다. 국회의원 추진단 측은 “지방선거가 본격 시작되기 전 2~3월 내로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4조 제3항은 구인자가 구직자의 직무수행에 필요로 하지 않은 정보를 기초심사자료에 기재하도록 요구하거나 입증자료를 수집하는 것을 금지한다. 위반했을 때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현행 법률은 ‘직무수행에 필요하지 않는 정보’로 구직자의 용모, 키, 체중 등 신체적 조건과 출신지역·혼인여부·재산, 구직자 가족의 학력·직업·재산 등을 정해 놓았다. 개정안은 여기에 구직자의 학력, 출신학교, 신앙도 요구할 수 없는 정보로 추가했다. 상시 30명 이상의 노동자를 고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채용 절차에 적용(국가·지자체 공무원 미적용)한다.
강 의원은 제안 이유에서 “고용정책 기본법은 사업주가 근로자를 모집·채용할 때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 신앙, 연령, 신체조건, 사회적 신분, 출신지역, 학력, 출신학교, 혼인·임신 또는 병력을 이유로 차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서도 직무수행에 필요하지 않는 개인 정보를 이유로 구인자가 구직자를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밝혔다.
송인수 교육의봄 대표는 “한국사회에서 법률(고용정책 기본법)로서 이미 ‘차별’이라고 판단한 출신학교와 학력 정보 요구를 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관행적으로 하고 있다”며 “학벌주의가 불러오는 사교육 과열, 입시 경쟁, 사내 정치 등의 폐해를 해소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재단에서 출신학교나 학력을 채용 과정에서 요구하지 않는 ‘좋은채용기업’들을 선정하는데, 구직자의 직무 역량을 평가해 적정 인재를 선발하기 때문에 신입 직원의 이직률이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4년제 지방 사립대를 졸업한 A씨(26)는 졸업예정 학기이던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약 60곳의 공기업·사기업에 이력서를 냈다. 2곳에서 수개월씩 인턴생활을 하긴 했지만 정식 채용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안전관리 분야를 전공한 A씨는 각 기업의 채용 절차에 따라 서류, 필기시험, 인공지능(AI) 적성검사, 역량평가, 면접 등의 전형에서 평가를 받았다. 그는 출신학교와 학력은 서류전형에서 요구받았으며 면접에서 관련 질문을 받은 경험은 없다고 했다.
만약 서류전형부터 출신학교와 학력 정보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면 어떨까. A씨는 “학벌과 일머리는 다른 이야기인 것 같다”면서도 “학교 정보가 빠지면 다른 채용 절차의 경쟁이 더 심해질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기업들이 ‘엑셀 컷’(기업마다 학교 순위를 매긴 후 기준 이하부터는 무조건 탈락시킴)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그것만 없어도 채용이 공정하게 이뤄질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직군마다 선호하는 특정 대학, 학과 출신이 있다는 말이 있다. 출신학교를 알지 못하면 ‘동문 끌어주기’와 같은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교육의봄이 지난해 8월 청년 구직자 100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취업 과정에서 출신학교 차별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란 질문에 82.8%가 “있다”고 응답했다. 대학 재학 중인 1학년의 39.5%, 2학년의 80%는 편입 또는 재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교육의봄은 “학벌 중심 구조가 대학 입학 초기부터 청년들의 진로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기업들은 출신학교를 채용 과정에서 얼마나 반영할까. 교육의봄이 지난 2월 10일 발표한 기업 인사 담당자 537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인사 담당자의 74.3%(적극 반영 13.4%+참고 반영 60.9%)가 지원자의 출신학교 정보를 채용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출신학교 정보는 채용 전형(서류·필기, 인적성 시험·면접 등) 중에서 서류전형(42.7%)에서 가장 많이 반영된다. 다만 경력 3년 미만의 인사 담당자는 출신학교 정보를 평가에 반영한다는 비율이 26.0%였고,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는 비율도 55.6%였다. 김현진 교육의봄 연구원은 “출신학교를 여전히 많이 보고 있지만, 낮은 연차의 인사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출신학교를 평가에 미반영하는 움직임이 포착돼 전통적인 채용 관행이 변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직자들이 기업에 제출하는 주요한 스펙으로는 출신학교, 학력, 학점, 어학 점수, 회화 능력, 해외 경험, 직무 관련 경험, 직무 관련 자격증, 기타 자격증, 수상경력, 봉사활동 등이 있다. 기업들이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자격 조건이 있는가 하면, 구직자가 자기 경쟁력을 입증하기 위해 스펙을 필요 이상으로 쌓기도 한다. 출신학교와 학력은 기업이 채용에서 구직자를 평가하는 중요한 정보일까.
먼저 학력은 경력직, 연구개발직, 전문직 등을 채용할 때 자격 조건으로 제시하기 때문에 요구할 수밖에 없다는 게 기업 인사 담당자들의 의견이다. 국내 한 대기업의 인사 담당자인 B씨는 “경력직은 박사 학위자를 대상으로 하고 연구개발 직군은 석사 학위를 지원 요건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학력을 보지 않는 채용이 어렵다”고 했다.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 가이드라인은 채용 과정에서 학력, 출신학교, 종교 등에 대한 정보 수집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직무수행과의 관련성이 인정되는 경우(연구인력 채용)에 한해 예외적으로 수집을 허용한다.
채용 과정에서 구직자에게 출신학교에 관한 정보를 요구할 수 없다면 어떨까. 금융계 기업의 인사 담당자 C씨는 “기업 입장에서는 구직자가 같이 일할 만한 좋은 사람인지 판단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지점인데, 출신학교 정보를 모른다면 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C씨는 “출신학교가 채용에서 절대적인 정보인 것은 아니다. 다만 경력직처럼 직무 능력을 평가하기 어려운 신입사원을 뽑을 때 기업으로서는 객관적인 평가 요소 하나가 빠지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C씨는 “사후적이고 개인적 경험의 판단이지만 출신학교와 업무 능력 간 연관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소규모 법무법인의 인사 담당자인 D씨도 “경험적으로 학교와 전공이 업무 능력과 연관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D씨는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직원 한 명 채용 결과의 영향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신중하게 채용할 수밖에 없다”며 “누가 하든지 업무의 질적 차이가 크지 않는 기업이라면 모를까, 구직자의 전공이 업무 능력까지 연결되는 기업에서는 출신학교 정보를 보지 않고 채용한다면 능력 있는 직원을 뽑을 정보 하나를 배제하고 뽑게 된다”고 말했다.
출신학교·학력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는 높지만 이를 법률로 제재할 것인가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개정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사회적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 전문위원이 작성한 개정안 검토보고서는 “채용 절차에 있어서 직무와 관련성이 없으면서 편견 또는 차별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거나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 정보의 수집을 금지해 채용의 공정성을 담보한다는 데 그 의의가 있어 보인다”면서도 “출신학교와 학력 등을 수집하는 것은 기업의 채용 과정에서 구직자의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 중 하나인 점을 고려해야” 하고, “학력과 직무수행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구인자·구직자 등 관계자의 이견이나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출신학교와 학력 정보를 채용 과정에 반영하는 것을 차별이라고 보는 쪽에서는 출신학교(학벌)가 개인의 태도나 학습능력을 직접 측정한 결과가 아니라 가정 배경이나 사교육 접근성, 입시제도의 유불리 등이 누적된 구조적 산물이라고 본다. 또 동일 학벌 내부에서도 책임감이나 성실성, 학습 역량의 편차가 크다고 주장한다.
반면 학벌이 개인의 노력의 결과라는 주장도 있다. 인사 담당자 D씨는 “학력이라는 것이 양면적이다. 가정환경의 지지를 잘 받은 학생이 좋은 학교에 갈 확률이 높은 것 같지만 본인이 노력해서 좋은 학교에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출신학교를 제외하고 일 경험이나 해외 유학 등 다른 평가 요소들을 볼 텐데, 차별을 방지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구직자 A씨도 “명문대생이라면 학교 정보가 빠지는 것에 대해 오히려 불공정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최근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더불어 기업의 채용 문화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첫째로는 신입 채용이 현저히 줄었다는 것이고, 둘째로는 채용 절차에서 AI 적성검사 등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 인사 담당자 B씨는 “이미 국내 대기업들은 자체 인적성 검사를 통해 선발을 하기 때문에 출신학교가 채용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는다”면서 “법률 개정의 실효성이 큰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대기업군에서는 2010년대 이후 스펙보다는 인적성 검사를 중심으로 채용하는 문화로 바뀌었다”며 “인재들도 출신학교 이름보다는 의대를 선호한다든가, 문과보다 이과를 선호한다든가, 특정 전공이 유망하다면 거기로 몰린다든가. 전공 중심으로 학교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했다. 이어 “전공 확인을 위한 서류(대학 졸업증명서 등) 제출은 기업으로서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교육의봄의 기업 인사 담당자 조사에서 응답자 71.1%가 ‘출신학교 정보를 확인하지 않고서 역량 요소를 측정하는 대체 솔루션이 있다면 사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대체 채용 솔류션이란 일 경험, 인적성 검사, AI 등을 활용한 직무·역량 평가 도구 등을 가리킨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채용관리 솔루션을 지원한다. 다만 기업 상황에 따라 자체 인적성 검사나 AI 검사 도구를 개발·사용하는 데 비용 부담을 느낄 수 있고, 현재 개발된 대체 솔루션의 신뢰도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한다. 송인수 대표는 “대안을 만든 후에 법을 바꾸자고 하기에는 학벌주의로 인한 부작용이 너무 크다”며 “개정안 발의는 기업들이 정부 지원을 포함해 대체 솔루션을 찾아나서고, 솔루션 개발 기업들은 품질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딥페이크(불법합성물) 피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발의된 법안에 2900건이 넘는 ‘반대’ 의견이 국회 홈페이지에 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악의적 삭제 요구’ ‘사업자에게 과도한 책임 부과’ 등 동일한 문장이 수백개의 게시물에 반복해 포함됐다. 피해방지법안 제정에 반대하는 일각에서 ‘좌표찍기’식으로 반대 의견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8일 취재를 종합하면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딥페이크 피해 방지 및 삭제 의무에 관한 법률안’(이하 피해방지법안)을 발의했다. 플랫폼 사업자가 미성년자나 성인의 요청이 있으면 비동의 성적 이미지 표현물 등을 삭제·차단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미성년 피해자의 경우 인지 즉시 또는 피해자 요청 이후 24시간 이내 딥페이크 사진·영상물을 삭제·차단하도록 했다. 또 미성년 대상 딥페이크 사진·영상에는 비동의 추정 원칙을 적용하도록 했다. 피해방지법안은 사후 대응이나 플랫폼 사업자의 자율적 대응을 다룬 기존의 규제와 달리 딥페이크 피해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국회입법예고’ 홈페이지에는 법안 발의 이후 이날 오후까지 보름간 2900여개의 의견이 올라왔다. 거의 대부분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게시글로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이 달렸다. ‘정부가 불리한 콘텐츠를 악의적으로 삭제 요구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사업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부과해 자유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라는 동일한 문장의 의견이 수백개씩 달렸다. 특정 집단의 ‘좌표 찍기’에 따른 의견 개진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밖에 ‘장기적으로 국민의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 ‘시장 경제의 근간을 흔든다’ ‘반국가세력이 만든 악법’ ‘플랫폼과 외국 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규제’ ‘정보 검열·통제수단’ 등의 의견도 소수 올라왔다.
이같은 반대 의견은 법안의 세부 내용과 거리가 있다. 법안은 딥페이크 사진·영상 삭제 요청 주체를 정부가 아닌 피해자로 명시했다. 미성년자의 경우 보호자나 학교, 아동보호기관에서 삭제 요청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공익적 목적의 언론보도 등으로서 최소한도의 범위에서 불가피하게 필요한 공개는 이 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었다.
‘외국 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 또한 설득력이 떨어진다. 대형 플랫폼 기업이 많은 미국은 올해 5월부터 ‘딥페이크 삭제 의무화법’을 시행한다. 이 법은 온라인상 비동의 딥페이크 영상물을 금지하고 플랫폼 기업에 콘텐츠 삭제 의무를 부과했다. 피해자의 요청이 있으면 플랫폼 사업자는 48시간 이내 콘텐츠를 삭제하고 복제본 삭제를 위해 합리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는 의무를 부과받는다. 한국의 피해방지법안과 유사한 구조다.
정부는 올 상반기 성착취물과 비동의 딥페이크 이미지·영상 확산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성평등가족부 업무보고에서 “1%의 불법영상물이 있더라도 (웹사이트를) 차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10일 주요국제기구와 “인공지능(AI)이 비동의 신체 합성 이미지를 생성하도록 하는 기술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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